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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라이프

남부 캘리포니아에도 가을이 왔어요.

by OrangeLog 2023. 10. 18.

 올해는 타버릴 것 같은 강렬한 캘리포니아 뙤약볕을 몇 번 겪지 않고 가을을 맞이한 느낌입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에어컨의 도움이 없으면 견디기 힘든 더운 날들이 꽤 있었는데 올해는 비교적 시원한 여름을 보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화씨 100도(섭씨 37.8도)를 넘기는 날이 꽤 여러 날 이어지고, 화씨 80도(섭씨 27도)를 넘기는 것은 당연한 이곳 여름 날씨였는데 올해는 100도를 넘기는 날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 여름에는 에어컨을 켠 날이 열 손가락으로 충분히 꼽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큰 더위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탐스럽게 웃음짓는 국화가 가을을 알리고, 산책하면서 발길을 잡는 낙엽 또한 가을을 안겨다 줍니다.

어느 덧 10월, 이맘 때는 마켓에 가면 가을이 더 깊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입구에서부터 가을가을한 국화나 호박들이 맞이하거든요.

 

 

 

남부 캘리포니아 중에서도 제가 살고 있는 이 곳의 일상에서는 한국처럼 화려한 단풍이나 풍성한 낙엽길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조금이라도 색깔이 물들었거나 가을맞이 낙엽을 만나면 더 반갑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한국에서는 서울 도심에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며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는데 여긴 노란 은행나무 잎을 만나는 것조차도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온통 노란 물결의 가로수를 보며 출퇴근 하던 추억이 떠오르는데 요즘은 은행열매의 냄새가 악취를 풍긴다며 은행나무 가로수를 다른 나무로 대체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며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게 느껴지는 완연한 가을이지만, 한낮에는 아직도 반팔 옷을 입어야 할 만큼 볕은 따사롭습니다. 

아침에 학교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입니다.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차량행렬이 끝없이 줄지어 이어집니다.

어느새 아이들의 옷차림도 긴팔에 겉옷까지 챙겨입었습니다.  

심지어 때이른 부츠도 등장했습니다.

털이 달린 겉옷도 보였습니다.

여러 인종들이 살다보니 날씨에 적응하는 체질이 다르니 각양각색의 스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막 가을을 맞이하는 중인데 금새 또 겨울이 오겠지요?

벌써 대형마트에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제가 살고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는 겨울에도 포근한 편이어서 얼음도 얼지 않고 눈도 오지 않습니다. 

추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따뜻한 겨울이 좋긴 하지만 펑펑 내리는 겨울눈이 그립기도 합니다.

짧은 가을날을 하루 하루 또박또박 느끼며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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